세월호 기억공간에 관하여
최근 큰 논란이었던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문제.
광화문 재구조화 공사 진행에 따라 철거 명령이 내려졌고, 논란과 마찰 끝에 오늘 결국 유족 측에서 ‘자진철거’하는 방향으로 결론 났음.
하지만 유족 측은 ‘기억공간을 완전히 안산으로 옮기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여운을 남김.
어제까지만 해도 유족, 시민단체, 서울시 시의회, 민주당의 대선주자들 모두 추모 시설 철거를 비판하며 오세훈 시장을 맹공격했음.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궁금한 점 몇 가지가 있다.
1.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은 박원순 재임 시절에 설치되었다.
당시 계획된 광화문 재구조화 공사 일정에 맞춰 2019년 12월 31일까지만 설치하기로 협의된 공간으로써, 협의 당시 대체 공간 및 재설치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즉 애초에 존치 기간이 정해진 시설이다.
서울시의 시의원들⦁유족들⦁시민단체⦁민주당의 대선주자들 모두 다 그대로고 지금 달라진 건 시장과 시장의 소속 정당뿐인데, 저 시장일 때는 OK인 것이 이 시장 때는 NO가 되는 것인가?
2. 왜 꼭 서울에?
안산과 진도.
세월호 사건과 가장 연관이 깊은 지역이다.
현재 이 두 지역에 세월호 추모 시설 공사가 진행 중이며 두 곳 다 올해 안에 완공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서울에 세월호 추모 시설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3. 서울시 시의회
서울시 시의회는 현재 110석 중 민주당이 101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9석을 세 개 정당에서 나누어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시의회가 유족과 시민단체, 민주당 대선주자들과 마찬가지로 오세훈 시장을 향해 불통이니 뭐니 맹공을 가하고 있다.
기사 몇 개 보고 가자.
지금 서울시에서 오세훈은 식물시장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가 그렇게 만들었다.
선거 전 후보 시절부터 시의회가 주도하여 당시 오세훈 후보에 대해 공세를 퍼부으며 ‘시의회’가 아닌 ‘민주당’과 같은 모습을 보였고,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에도 협치를 거부하는 중이다.
어느 곳이든 어느 단체든 ‘장’의 변경 후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조직개편부터 마찰을 일으켰고, 오 시장이 편성한 예산은 오랜 대치 끝에 대폭 삭감하여 겨우 통과시켜주었다.
첫 시정 질문에서는 시장의 입을 봉해놓고 샌드백처럼 신나게 두들겼으며, 오 시장이 내놓은 3년 계획의 사업에 대해 ‘임기 1년짜리 시장이 어떻게 3년 계획의 사업을 진행하나’며 맹비난했다.
이러한 모습은 오세훈 시장이 일명 ‘캐삭빵’을 진행해야만 했던 2011년 서울시장 시절과 판박이다.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기사다.
오세훈 시장은 발의하는 안건마다 당시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에 의해 모두 퇴짜를 맞는 등 정상적인 시정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와 똑같은 모습이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나타나고 있는 거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말 오세훈이 자기 의지로 무언가를 강행할 수 있다고?
지금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문제가 오세훈 마음대로 결정하고 밀어붙이는 오세훈의 잘못이라고?
글쎄. 아무리 봐도 아니다~ 싶은데.
박원순 재임 시절 기억공간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졌을 때의 시의회 구성원들과 지금의 구성원이 같은데, 왜 이제 와서 예정되어 있던 기억공간 철거가 문제가 되는지, 왜 당시에는 논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던 대체 공간 마련 및 재설치가 지금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이러한 이유로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가 왜 문제가 되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애초에 광화문 재구조화 공사를 반대하던 오세훈을 압박하여 공사를 강행하도록 한 것은 민주당 시의회다.
출처 : https://m.hani.co.kr/arti/politics/assembly/98971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