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뛰어서 죄송합니다"..아랫집 달래준 윗집 손자의 편지
"어젯밤 뛰어서 죄송합니다"..아랫집 달래준 윗집 손자의 편지
고마워, 태희야!
어버이날을 맞아 가족들이 모였다. 일곱 살 손자의 재롱 잔치가 벌어졌다. 손자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막춤을 추고 태권도 시범을 보였다. 가족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저녁 식사 후에도 손자의 재롱은 계속됐다. 그만하라고 말려도 지치지도 않았다.
그 때 인터폰이 울렸다. 아내가 전화를 받고 아연해했다. 아래층에서 소음 민원이 들어왔다는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 곧바로 자리를 정리하고 손자를 재웠다.
이튿날, 이웃에게 사과하기 위해 참외 등 과일 몇 개와 손자가 쓴 편지를 챙겼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현관문 손잡이에 편지와 과일이 든 봉지를 걸어 놓았다.
“저는 할머니 집에 놀러 온 손자 태희입니다. 어젯밤에 늦게까지 뛰어 미안합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태희 올림”
다음 날 아침, 신문을 챙기러 현관문을 열자 손잡이에 편지와 빵이 든 봉지가 걸려 있었다.
“태희야, 안녕! 정말 반갑단다. 우린 1401호 아줌마, 아저씨란다. 과일 선물 너무 고맙게 잘 받았단다. 할머니 집에는 주말에 또 오는거니? 태희가 오는 날이면 밤 12시까지 뛰어도 이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것 같구나. 왜냐하면 네가 가져온 참외를 아저씨가 좋아했거든. 그래도 12시 후에는 자야한다. 그래야 키가 크거든. 마음 예쁜 태희 덕분에 우리도 한결 마음이 한결 따뜻해졌구나. 태희야! 고마워. 코로나19조심하구!”
감동을 받은 건 오히려 우리 부부였다. 언제 편한 시간에 맛있는 차 한잔 대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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